본문 바로가기

진로취업/졸업생동정

남서울대학교 중국학과 졸업생 최윤선 - 하늘을 날다

고교 때부터 승무원의 꿈, 대학 학점관리 4.5점 만점…독하게 했죠

학교 홍보대사도 자연스런 미소 습관 들도록 연습했어요


학원 대신 독학…국내 항공사 두곳 모두 합격

자신만의 자소서·면접 준비하니 통하더군요







“안녕하십니까. 아름다운 비행 아시아나항공 137기 승무원 최윤선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비행지 말씀이십니까. 제게 있어 가장 좋았던 비행은 어떤 나라라기보다 함께 비행을 하면서 만났던 손님들과의 대화였고 추억이었습니다.” 


말에 절도가 있었다. 여승무원은 예쁜 외모처럼 말씨도 수줍음을 타면서 여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이었다. 지난 금요일 김포공항 인근의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만난 최윤선 씨(25·남서울대 중국학과 졸)는 아직 인턴이었지만 말과 태도에 자신이 승무원이란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잠시 얼굴을 찡그릴 법도 한데 그녀는 2시간의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를 유지했다. 어떻게해서 그렇게 오랜시간 웃을 수 있느냐고 묻자 “스튜어디스가 너무 되고 싶어 대학 내내 연습을 했어요. 그랬더니 이젠 평소에도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게 됐습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집에서도 그런 절도 있는 말투를 쓰는지가 궁금했다. “가끔 집에서도 저도 모르게 ‘어머님 식사하셨습니까’라는 말을 해요. 그럼 부모님은 제 직업을 이해하셔서 웃으시죠. 한번은 동생에게 물컵을 주면서 물을 흘렸어요. 그때 저도 깜짝 놀라서 ‘아, 죄송합니다’라며 수건으로 닦아준 기억이 나요. 역시 직업은 못 속이는 것 같아요. 하하하.” 


자신의 키가 160㎝ 초반이라고 밝힌 최씨는 ‘키가 작기 때문에 승무원이 못될 거야’라는 생각은 안해도 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항공사 본사 1층의 승무원 브리핑룸에서 가졌다. 브리핑룸은 비행을 앞둔 승무원들이 승객수, 정보, 주의사항, 여행지에서 챙겨야 할 서류 등을 함께 나누면서 준비하는 곳이다. 보통 국제선은 이륙 두 시간 전에 모여 사전논의를 한다.


인터뷰 다음날 오전 최씨는 일본 비행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분당에 사는 최씨는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15분 버스를 타고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 본사에 도착하면 6시20분쯤 된다고 했다. 함께 동행한 대학생들의 질문이 많아 오후 8시가 돼서야 인터뷰가 끝났지만 그녀는 일일이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고교 때부터 꿈꿔온 스튜어디스


최씨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승무원의 꿈을 키웠다. 그래서 대학 시절 학점 관리를 철저히 해 4.5점 만점을 받아 전액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또 영어와 중국어 공부를 위해 2년 반 동안 뉴질랜드와 중국의 현지인 집에서 살며 외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대학생활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내면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과의 문화 차이를 좁히는 데 노력한 거죠.”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미소’를 위해 그는 학교 홍보대사를 하며 꾸준히 미소 짓는 습관을 길렀다. “언젠가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는데 갑자기 기체가 흔들리며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하는 거예요. 저와 친구 역시 불안해하면서 승무원을 바라봤는데 승무원의 표정이 갑자기 흔들리는 것을 느꼈죠. 그때 비행기의 안전은 승무원의 미소가 대표한다는 걸 깨닫고 더 열심히 미소 짓는 연습을 했습니다.”


첫 비행의 긴장 ‘기억이 안나요’ 


첫 비행의 느낌은 어땠을까. “승무원이 정말 되고 싶었고, 됐고, 3개월의 훈련까지 받아 첫 비행에 올랐는데 안타깝게 전혀 기억이 안나요. 너무 긴장했기 때문이었던 것 


아요. 그냥 실수 없이 무사히 마쳤구나. 손님들이 웃고 계시구나 하는 안도감뿐이었죠. 사실 승무원으로서의 행복은 훨씬 뒤에 느꼈어요.”


손님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하고 생활 리듬도 일정하지 않은 승무원으로서의 어려움은 없을까. 하지만 그는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아뇨. 오히려 좋았던 점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한번은 러시아 비행을 가기 전 기본적인 러시아어를 배워 손님들에게 사용했던 적이 있어요. 그러자 승객들이 무척 좋아하셨고 내릴 때 고맙다며 안아주고 손등에 뽀뽀도 해주시더라고요. 러시아분들은 감정표현이 풍부하세요. 감사하다고 많이 웃어주시기도 하고요.” 손님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계속 보고 싶어 러시아어 공부를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그는 러시아어는 아~주 쪼금, 아~주 쪼금밖에 못한다며 겸손의 손사래를 쳤다.


비록 10개월의 비행이었지만 기내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다. “비행 중 기내에서 남자 손님 두 분이 싸움이 붙었어요. 저도 모르게 그 중간에 파고들어 ‘이러시면 안됩니다. 이러시면 안돼요’라고 말씀드리 


서 그 싸움을 말렸지요. 지금 생각해도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다니까요… 호호호.”


지금 이 마음, 평생 간직하고파


최씨는 독학으로 두 번 만에 국내 항공사 두 곳에 모두 합격했다. 학원의 짜여진 커리큘럼 필요성을 느끼진 않았을까. “자기소개서부터 면접까지 모두 저만의 방법을 사용했어요. 우선 자소서는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모두 읽고 조금씩 고쳐나가기 시작했죠. 또 대학 교수를 지내셨던 할아버지께 여쭙고 첨삭도 받았어요.” 


면접은 다음카페의 ‘전직현직차기승무원 모여라’에서 만난 스터디멤버들과 함께 준비했다. “다양한 스터디멤버들과 모의면접 연습을 많이 했어요. 같은 사람과 오래 하면 서로의 단점이 보이지 않거든요. 1차 면접에 대비한 시사문제는 미디어학과에 다니는 친구에게 부탁해 최근 시사 문제를 모두 모아 공부했죠. 단순히 대답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어떤 질문을 받아도 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위해 공부했죠.”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매직쇼’ ‘메이크업’ 등 승무원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기내서비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최씨는 중학생 시절 만화가를 꿈꿀 만큼 만화에 대한 소질이 뛰어났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영자 격월지 ‘잉글리시 브레이커스(English Breakers)’의 만화를 통해 기내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함께 인터뷰에 참석한 6명의 취업준비생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승무원 준비를 오랫동안 하다가 떨어지면 상처받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결코 자신이 못나서 떨어진 게 아니라, 때가 아니기 때문에 떨어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도 몇 차례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기에 합격 통지서를 받았을 때 너무 기뻤고 감사했거든요.”



내년 2월 인턴딱지를 떼고 정식 승무원이 되는 최윤선 씨의 바람은 뭘까. “손님들과 함께 있는 게 마냥 즐겁고 행복해요. 지금 이 마음을 끝까지 계속 간직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우리나라 대표 항공사 중 하나로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가장 빠르고, 안전하고, 쾌적하게 모시는 것을 기업철학으로 삼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2개국 69개 도시에 88개 노선(여객부문)을 운항 중이며 항공기는 B747 14대를 비롯 총 80대를 보유 중이다. 직원 수는 총 9562명에 외국인이 1301명. 승무원 총 3500여명 중 남자승무원은 180여명이다. 올해는 인턴(1년 후 정규직 전환)·경력직·외국인 등 500여명의 승무원을 채용했다. 내년에도 상반기 350명, 하반기 150명의 승무원을 뽑을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은 5조3310억원, 영업이익은 3434억원을 기록했다. 매직·차밍·일러스트·바리스타 등의 국제선 기내 특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진로취업 > 졸업생동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시아나항공 신입 승무원 최윤선 씨  (0) 2015.03.10